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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올 뉴 카니발 시승기 - 9년만에 돌아온 미니밴의 절대자.

지난 5월 기아자동차는 올 뉴 카니발의 미디어 공개를 진행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 공식적인 판매를 예고했다. 올 뉴 카니발로 명명 된 3세대 카니발은 공식 런칭 이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카니발의 명성에 걸맞은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번 올 뉴 카니발은 기존 2세대 카니발이 출시 된지 9년째 되는 해에 출시한 것이며 지난 1998년에 데뷔한 1세대와 비교한다면 무려 17년의 시간 흘렀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카니발은 국산 미니밴 시장을
대표하는 모델로 현재를 이끌고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기아차에게 카니발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효자 모델이다. IMF의 충격으로 허덕이며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기아차를 회생시킨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외환 위기를 극복하며 국내 노동 환경이 개선 되며 ‘쉼’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촉진되었고, 그 흐름에 맞춰 카니발은 넉넉한 공간과 충분한 출력 그리고 부족함이 없는 연료 효율성을 앞세워 한국 미니밴 시장의 선구자가 되었고, 미니밴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모델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올 뉴 카니발, 이전보다 우수한 주행 성능과 안전 그리고 실용성을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가족을 중시하는 이미지를 부여하며 출시와 함께 쉽게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는 물론 과거부터 대체 불가의 평가를 받으며 꾸준한 인기를 끌어 온 카니발. 과연 9년 만에 진행한 풀 모델 체인지에 담아낸 새로운 가치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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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카니발은 보통 새로운 세대로 계승하면서 전장이 조금씩 늘어나는 다른 차량들과 달리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실제 2세대 그랜드 카니발의 전장이 5,130mm였던 것에 반해 올 뉴 카니발은 이보다 15mm 정도 줄인 5,115mm에 그쳤다. 여기에 전폭과 전고를 1,985mm와 1,755mm로 잡아 전폭은 기존과 다름이 없지만 전고를 다소 낮춰 보다 역동적이며 스포티한 프로포션을 완성했다. 휠 베이스는 기존 2세대 그랜드 카니발보다 40mm 늘린 3,060mm로 이전보다 실내 공간의 최적화를 이끌어 냈음을 암시하고 있다.

경쟁 모델이라고 하기엔 가격 차이가 크지만 체격적으로 비슷한 혼다 오딧세이와 비교를 한다면 전장과 전폭에서 5,180mm와 2,010mm에 이르는 오딧세이가 조금 더 크게 보여질지 모르지만 그 반면 전고와 휠 베이스에서는 올 뉴 카니발이 조금 더 높고 길어 전체적인 크기는 큰 차이가 없음을 느낄 수 있다. 비슷한 가격대로는 코란도 투리스모도 있는데 올 뉴 카니발에 비해 전장과 전고가 조금 길고 높다. 그러나 코란도 투리스모는 1,915mm에 그치는 전폭은 물론 3,000mm의 휠 베이스 또한 올 뉴 카니발보다 짧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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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느껴지는 다부진 체격

육안으로 본 올 뉴 카니발은 차량의 크기보다 더욱 큰 느낌이다. 기존 카니발이나, 코란도 투리스모랑 비교를 해도 한 단계 위에 포지션 된 차량이라는 느낌이 든다. 비율적인 부분에서도 무척 안정적인 느낌인데, 코란도 투리스모와 비교 했을 때 전고를 낮은 편이기 때문에 보다 낮고 좌우폭이 넓게 느껴진다. 넓은 전폭과 낮게 깔린 듯한 균형감 그리고 거대한 헤드라이트와 당당한 프론트 그릴 덕에 도로 위에서 내뿜는 존재감이 여간 큰 것이 아니다.

단순하게 차량의 수치적인 부분 외에도 디자인을 통해 차량의 안정적인 밸런스를 완성하고 있다. 거대한 프론트 그릴에 좌우로 뻗은 헤드라이트, 그리고 두툼한 프론트 바디킷은 굵은 터치가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추는 효과를 더했으며 기아차의 패밀리 룩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단조로운 형태의 미니밴의 특성 상 자칫 심심해질 수 있는 외형에 프론트 디퓨저와 크롬 장식을 더한 안개등 등 몇가지 하이라이트를 더해 재미를 살린 점도 무척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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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은 미니밴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췄고, 기존 2세대 그랜드 카니발의 디자인 감각도 담겨있다. 실용성과 공간의 최적화를 중요시 한 차량인 만큼 올 뉴 카니발 측면에는 특별한 터치나 디자인 요소가 담기지 않고 단조롭게 표현되었다. 대신 측면 창문의 형상을 다듬어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도어는 전동 슬라이딩 도어를 채택해 사용 편의성을 향상시켰지만, 개폐 속도가 다소 느린 것이 아쉽다. 최근 휠 대형화 추세에 맞춰 시승 차량에는 19인치 알로이 휠이 장착되었다.

뒷모습은 미니밴의 느낌보다는 대형 SUV의 느낌이 더욱 강하다. 딱 벌어진 체격에 다부진 느낌이며 절개선 같은 잔재주를 더하는 대신 넉넉하고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리어 콤비네이션의 형상이나 구성이 다소 심심하지만 리어 범퍼 디퓨저와 볼륨감이 돋보이는 바디킷을 통해 디자인 완성도 측면에서는 빈틈이 없도록 했다. 그리고 루프 상단의 패널을 살짝 잡아 당겨 보조 제동등을 더한 리어 스포일러의 형태로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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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고 풍요로운 실내 공간

실내로 들어와 살펴보면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인테리어가 반겨준다. 현대자동차와 달리 비대칭 구조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일부 사용하고 있는 기아차답게 평평하고 완만한 곡선으로 이어진 투톤 구성의 대시보드 아래에 간결하게 정리 된 센터페시아를 살짝 운전석 방향으로 기울여 조작의 편의성을 더하고 있다. 차량의 전폭을 최대한 이용한 인테리어 구성으로 실내 공간의 넉넉함을 느낄 수 있으며 기존 카니발과 달리 올 뉴 카니발은 센터 터널을 만들어 기어 셀렉트 레버와 컵 홀더 등을 배치했다.

그 덕에 운전자는 한결 편안한 시트 포지션을 추구할 수 있으며 체감적으로도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은 편이지만 미니밴 보다는 크고 넓은 세단에 오른 느낌이 들어 무척 편하다. 또 단순히 실용적인 측면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운전자 및 탑승자를 위한 배려를 더했다는 느낌도 들어 만족도가 높은 인테리어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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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카니발에는 기아차 중형 세단인 K5와 그 아랫 급 모델들에 적용 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더했다. 조작성 부분에서는 부족함이 없지만 인테리어의 넉넉함과 비교해본다면 다소 왜소한 느낌이다. 되려 K7에 장착되었던 스티어링 휠을 사용했으면 시각적으로 조금 더 여유가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계기판은 무척 단순하고 깔끔하게 이뤄졌다. 대형의 클러스터를 좌우로 두고 그 사이에 디스플레이를 더해 트립 정보 및 내비게이션을 표시해 운전자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센터페시아의 구성은 원론적으로는 기아자동차 K5, K7과 전체적으로 일맥상통한 모습이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내비게이션 및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되어 있는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배치했고 그 좌우에 에어밴트를 더했다. 그 아래에는 오디오 컨트롤러를 배치했고, 공조기 컨트롤러와 비상등 등이 자리한 컨트롤 패널을 그 아래에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 위에 올려 배열을 정리했다. 버튼들의 크기도 큰 편이고 직관적인 구성이라 사용에 불편함이 없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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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의 공간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극단적인 실용성과 공간 활용성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를 나름의 고급스러움으로 포장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앞좌석 공간과 2열 시트는 크기가 무척 넉넉하고 착좌감도 무척 우수했다. 특히 운전석 시트는 여느 대형 세단의 시트가 부럽지 않은 넉넉함을 자랑했다. 물론 3열 시트의 크기도 작진 않았지만 2열 시트는 좌우 암 레스트를 더했고, 시트의 두께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수납 공간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는데 센터 콘솔 박스는 물론 글로브 박스 등 다양한 적재 공간을 마련했다.

시승차량은 올 뉴 카니발 9인승 모델로 시트 구성이 기존 2세대에 적용된 3+3+3의 형태에서 2+2+2+3의 구성으로 변했다. 그 덕에 차량 중앙에는 넓은 통로가 생겨 타고 내리기의 편안함은 한층 개선되었다. 하지만 팝업 씽킹 타입의 4열 시트의 공간이 무척 협소해 성인 아홉 명이 타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4열 시트를 접고 6개의 시트의 공간과 적재 공간을 감안하면 확실히 다른 어떤 차량보다 안락하고 넉넉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구성은 북미형 카니발 7인승 모델의 경우 2+2+3의 구성을 갖춘 것과 비교가 되는데, 아무래도 미니밴 구매자들에게 어필이 되는 고속도로에서 버스 전용 차선 주행의 이점을 끌어 내기 위한 구조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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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과 퍼포먼스를 겸비한 2.2L R엔진 그리고 6단 변속기

연료 효율성과 실내 공간의 최적화를 위해 전륜 구동을 채택한 올 뉴 카니발에 장착 된 엔진은 흔히 R엔진이라 불리는 직렬 4기통 2.2L E-VGT 디젤 엔진이다. 이 엔진은 주로 2.0L급으로 쏘렌토R과 스포티지 그리고 현대자동차에도 곧잘 사용 되었던 주력 디젤 엔진으로 동급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와 실용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 뉴 카니발에는 배기량이 높은 2.2L 버전을 채택하는 대신 유로6 규제를 충족시켰다.

최대 출력은 3,800RPM에서 202마력을 내뿜고 최대 토크는 1,750~2,750RPM에서 45.0kg.m를 낼 수 있다. 북미 버전에는 3.3L GDI 가솔린 엔진으로 276마력을 내는 것과 사뭇 다르다. 변속기는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고, 이를 통해 복합 연비 11.2km/L를 달성했다.(도심연비 10.4km/L, 고속도로연비 13.3km/L) 복합CO₂ 배출량은 178g/km 수준이다. 9인승과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11인승 모델의 경우 관련 법령으로 인해 최고 속도가 110km/h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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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밴 특유의 셋업이 돋보이는 패밀리 투어러

올 뉴 카니발에 앉아 주변을 살펴보니 넓은 공간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으며 시트 포지션도 안락한 편이다. 두툼한 도어의 두께 덕에 외부의 소음도 적당히 막아준다. 이제는 미니밴들이 단순히 넓고 사람들이 많이 탈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기 보다는 충분한 상품성을 갖추고 잠재적인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SUV 등과도 경쟁 할 수 있는 경쟁력을 담기 위해 많은 노력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진동과 소음이 최대한 절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엑셀 페달의 반응은 기존 현대, 기아자동차 특유의 초반에 반응이 몰려 있지 않고 제법 뒤쪽으로 몰아뒀다. 이를 통해 점진적인 움직임이 독특하지만 가속 반응은 무척 가벼운 편이다. 디젤 엔진 특유의 두툼한 토크를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의 가속력도 우수하며 추월 가속 부분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수동 변속 기능을 활용해 토크를 최대한 활용해 즐거운 주행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혼다 오딧세이나 그랜드 보이저 등 경쟁 가솔린 미니밴에 비해 디젤 엔진 특유의 요란하고 거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다행히 이전보다 우수해진 정숙성을 바탕으로 고속 주행에서도 편안하게 대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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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 또한 마찬가지다. 미니밴의 특성을 고려, 많은 짐과 탑승자들이 앞으로 몰리지 않도록 브레이크 페달 반응도 점진적이고 무척 진중하게 다듬어졌다. 이 덕에 미니밴을 타보지 않은 운전자들이 처음 다뤄보면 제동력이 부족하거나 제동이 밀리는 느낌이라 표현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일반적인 미니밴과 유사한 느낌이며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이런 세팅 덕에 차량이 부드러운 제동 감각으로 울컥거리거나 급격히 앞으로 쏠리는 모습이 없어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조금 가볍고 민첩한 편이다. 스티어링 휠 조작 자체는 조금 무겁다는 느낌이 들지만 작은 조작에도 차량이 민첩하게 움직이는 느낌이다. 그 덕에 큰 차체 임에도 차량의 조작이 어렵지 않고 차량을 다루는데 있어 부담 없다. 특히 2세대 카니발이 선회 반경이 무척 길었던 것이 단점이로 꼽혔는데 올 뉴 카니발은 선회 반경이 짧아 U턴 상황에서 차량을 무척 편하게 다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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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호흡을 맞춘 서스펜션은 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는 멀티 링크를 적용해 편안한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미니밴의 특성 상 댐핑 스트로크도 길고 댐퍼도 소프트한 편이다. 그러나 최근 추세에 맞춰 기존의 미니밴들보다는 단단한 느낌도 없지 않아 고속 주행에 있어 적극적인 조향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이다. 고속 주행에서 큰 차체가 가볍게 움직여 불안감이 없지 않지만 운전자의 의지를 잘 반영해 원하는 주행을 능숙하게 해내는 모습이다.

연료 효율성은 디젤 엔진의 특성 상 운전자의 연비 운전 숙련도에 따라 많은 편차를 보인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최대한 억제한다면 시내 주행에서도 11km/L 이상의 연비를 마주 할 수 있으며 고속 주행에서도 만족스러운 연비를 기대할 수 있지만, 차량의 무게가 2톤이 넘기 때문에 조금만 엑셀을 깊게 밟으면 한자리 수 연비만 마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올 뉴 카니발의 오너라면 연비 운전의 능숙도를 키우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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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트렌드를 이해한 미니밴

올 뉴 카니발을 마주하면 전체적으로 미국 시장을 노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국내 시장의 특성도 잘 이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2.2L 디젤 엔진보다는 차라리 3.0L 디젤 엔진을 장착해 넉넉한 토크를 느낄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실용적인 부분을 고려한 선택이며 일상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사실 최근 가족 구성이 점점 핵가족화 되었고, 가족 규모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패밀리 미니밴은 시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 될 수 있으나 최근 레저와 아웃도어의 대중화로 올 뉴 카니발의 시장성은 아직 충분하며 경쟁 SUV 모델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 해 업체들의 업무 차량으로도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품질 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는데, 기아차의 현실적이고 성의가 담긴 대응이 중요해 보인다.


카홀릭 평가

9년 만에 데뷔한 올 뉴 카니발은 분명 많은 매력과 우수한 경쟁력을 갖췄다. 기아의 최신 패밀리룩을 바탕으로 도로 위에서 존재감을 갖췄으며 전폭과 휠 베이스를 확대하며 실내 공간도 개선되었다. 단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를 2천만원 대 후반의 가격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확실한 경쟁자가 없다는 것도 올 뉴 카니발의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Posted by Jennevan
기아자동차 카니발이 출시 한달 반만에 판매량 1만7,000대를 기록하며 하반기 기대주로 우뚝 섰다. 그간 K시리즈 부진으로 우울했던 분위기를 한방에 뒤집을 만한 대목이다. 기아차는 카니발 인기 요인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과 강화된 안전성, 다양한 편의품목을 꼽았다. 이전 대비 단단한 서스펜션에서 비롯되는 주행의 즐거움도 강조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경험하기 위해선 '떠나야만 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강원도 정선 일대에서 카니발 9인승 노블레스를 시승했다.


▲스타일
국산 정통 미니밴으로 불리는 만큼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2세대에 비해 15㎜ 짧아지고, 40㎜ 낮아졌지만 휠베이스가 40㎜ 길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형적으로 좀 더 날렵하되 실내는 한결 여유로워졌다.

외관은 전후면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앞쪽은 기아차 고유의 DNA가 짙게 묻어난다. 헤드램프를 날렵하게 빼고 라디에이터 그릴을 시원하게 키웠다. 최근 기아차 디자인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안개등과 스키드플레이트도 새로 디자인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썼다는 느낌이 확연하다. 후면 역시 리어램프를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변경했다.



실내도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소재와 디자인면에서 2세대와 비교해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됐다. 한눈에 들어오는 마감 소재들의 조합이 자연스럽고, 스티어링 휠과 시프트 레버, 가죽 시트 등 손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에서 촉감이 꽤나 만족스럽다.

계기판과 대시보드, 센터페시어에서 센터 콘솔로 이어지는 운전석 디자인도 달리 흠잡을 곳이 없다. 7인치 LCD 패널이 적용된 클러스터, 터치스크린을 적용한 내비게이션 화면, 그 아래로 정렬된 각종 조작 버튼은 단조로움을 추구했다. 센터 콘솔은 20ℓ 확장돼 노트북과 태블릿 PC 등 대형 기기의 수납이 가능하다. 시대적 흐름은 반영한 판단이다. 이 외에 수납 공간은 곳곳에 마련됐다. 센터 콘솔 뒤에 두 개의 컵홀더가 준비됐으며, 2열 도어와 3열 유리창 아래 각종 물건을 넣을 수 있게 배려했다.


2, 3열은 독립 시트로 거주성을 높였다. 시트를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슬라이딩 길이를 확장해 좌석 배열이 자유롭다. 체구에 따라 효율적으로 공간을 할애할 수 있다. 4열은 세계 최초임을 강조하는 싱킹 시트가 적용됐다. 3인석으로 구성되며 기호에 따라 숨길 수 있다. 뒷좌석은 지붕쪽에 각각 공조계가 마련돼 있으며, 듀얼 선루프를 적용했다.

▲성능
신형은 9인승과 11인승 모두 2.2ℓ 디젤 엔진에 자동 6단 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 202마력에 45㎏·m의 성능을 발휘하며, ℓ당 복합 효율은 11.5㎞다. 다만 9인승에 19인치 타이어 적용 시 복합 효율은 11.2㎞/ℓ다.


시승은 2인 1조로 진행됐고, 고속도로와 일반 도로, 산길과 코너링 등으로 적절히 구성됐다. 짧지만 다양한 성능을 체감하기에 충분했다. 첫 발을 떼자마자 가볍다는 느낌이 와 닿는다. 탑승인원 부족에 따른 중량 부담이 최소화가 이유일 수 있지만 힘은 넘쳤다. 동시에 상당히 부드럽다. 11인승의 경우 최고시속 110㎞ 제한이 있지만 9인승은 거뜬히 그 이상을 발휘한다. 다만 회전수가 2,500rpm을 넘어서면 약간 울렁한다. 더불어 고속에서 아래로 가라 앉는 느낌이 부족하다. 스티어링 휠도 한국과 북미 성향에 맞춰져 가볍다.


NVH 기술은 기대 이상으로 발전했다. 시속 80㎞ 이상 올라가도 매우 조용하다. 소음 방지를 위해 와이퍼 위치를 변경하고, 흡차음재를 곳곳에 확대 적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디젤 엔진을 탑재한 미니밴임을 감안해 내린 평가여서 고급 세단과 비교는 어렵다. 시속 100㎞를 넘어서면 풍절음이 들려온다.

앞쪽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 후면은 인 휠타입 멀티링크를 적용했다. 2세대의 경우 뒷 부분이 따로 논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 특히 보강에 힘썼다는 설명이다. 실제 승차감도 개선됐다. 코너링을 돌거나 방지턱을 넘을 때 훨씬 안정감있게 지지한다. 울렁임도 덜하고 나름 단단한 맛이 있다.


뒷좌석 승차감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2-3열은 좌우 각각 독립 시트를 채용해 안락하다. 개방성이나 착좌감도 만족스런 수준이다. 시트를 앞뒤로 조정할 수 있어 공간성도 뛰어나다. 2-3열을 오가는 통로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다만 3열은 2열보다 살짝 흔들림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열에 팔걸이가 없는 것은 다소 불편하다. 안전띠 위치도 다소 높고 가파르게 설정됐다.

싱킹 시트가 적용된 4열은 급하게 좌석이 필요하거나 피치못할 상황에 유용할 듯하다. 다만 상시용으로는 부적합하다. 3좌석으로 구성됐지만 비좁고 착좌감도 부자연스럽다. 울렁임도 심한 편이어서 장시간 탑승은 권하지 않는다. 다만 가끔 짧은 거리를 이용하할 때 제격이다.

▲총평
기아차의 '하반기 기대주'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9년만에 완전 변경된 신형은 괄목할만한 변화를 이뤘다. 단지 다인승, 다목적차로 대변되던 미니밴 의미를 한층 고급스럽게 해석했다는 평가다. 미니밴의 활용 범위가 확장된 까닭이기도 하다.

신형은 기대 이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이라는 단어의 중의적 의미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전 대비 진화한 것은 맞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뛰어 넘어야 할 경쟁 차종들이 많아서다. 가격은 9인승 2,990만~3,630만원, 11인승 2,720만~3,580만원이다.

 

Posted by Jenne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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