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수'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08.12 아우디 RS7 & R8 Plus 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뉴 E63 AMG 4매틱에 이어
또 하나의 '슈퍼 세단'을 시승하게 됐네요. ^^
아우디 고성능 세단의 끝판왕 The New RS7.
(E63 시승기 http://gilnoodle.blog.me/206834126)

 

잘 아시다시피 삼각별엔 AMG, BMW엔 M이 있지만
아우디는 SRS라는 두 단계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오히려 그 때문에 S의 포지셔닝이 어정쩡하지요.
(포르쉐의 S가 주는 의미와는 또 다릅니다.
포르쉐는 터보로 아예 엔진이 달라지니까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특히 우리나라에선) AMG와 M에 비해
아우디 RS의 입지가 시장에서 그리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이전 세대 RS4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량의 거의 제로에 가까웠죠.
온리 매뉴얼 기어에 1억 5천에 육박하는 가격도 한몫했겠지만.

 

하지만 이제부턴 이야기가 달라질 것입니다.
아우디코리아가 공격적으로 RS의 전 모델을 론칭하는 데다,
기본적으로 현 모델들의 성능이나 스타일이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그야말로 한수 위의 진정한 슈퍼 세단의 면모를 갖췄거든요.

 

특히 RS5, RS6보다 윗급인 이 RS7은 퍼포먼스에 있어서는
거의 지구최강의 세단입니다. 대개 파나메라 터보를 꼽는데
가격은 절반 수준(1억 5,590만 원)이지만 성능은 엇비슷합니다.
놀랍지 않나요? 포르쉐빠인 제가 이렇게 말할 정도이니... ^^
일반 분들이라면 RS7을 구매하시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시승은 아우디 고진모터스 청담전시장에서 이뤄졌습니다.
친한 후배인 한치수 팀장님(010-2064-6400)이 배려해줘서 가능했죠.
저는 자동차 유명 블로거가 아닙니다. 즉, 의뢰를 받고 시승하는 게 아닙니다.
저와 친한 독일 3사와 포르쉐의 딜러 분에게 제가 부탁해서 시승합니다.
한치수 팀장 역시 블로거와 딜러의 관계가 아니라 원래 친한 선후배 사이예요. ^^

 

시승차가 나오자마자 연락을 주신 것도 고마운데
시승 시간까지 넉넉하게 잡아주셔서 더없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남양주 카페 '일 피노'까지 다녀올 수 있었어요.
RS7의 압도적인 성능을 느끼기 위한 최적의 코스,
서울춘천고속도로 46번 국도를 모두 거치게 됐다는 거죠.

 

전면부만 봐도 A7, S7과는 인상이 확 다릅니다.
무광 알루미늄의 프론트 스포일러와 양 사이드의 블랙 플랩으로
범퍼 부분이 훨씬 더 공격적이고 싸나워보여요.
게다가 시승차는 블랙, 카리스마가 더욱 철철 넘칩니다.

 

 


실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체형 헤드레스트를 포함한 벌집 모양의 스포츠 시트는
착좌감과 운동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다만 E63의 다이내믹 시트 시스템은 장착되어 있지 않아요.
이건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실제 주행시 영향을 미치니까요.

스티어링 휠과 기어노브에 RS 로고가 빠진 것도 아쉬운 점.

 

하지만 우위에 있는 옵션들도 많습니다.
카본으로 장식된 도어 트림,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등은
아우디가 확실히 더 고급스럽고 레이싱 DNA의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뱅앤올룹슨의 오디오 시스템이라니!

 

 


시승차를 운전할 때 음악을 듣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엔진의 회전질감이나 배기 사운드 등을 좀 더 정확히 느끼고 싶으니까요.
그런데 오랜만에(포르쉐 파나메라 터보 버메스터 서라운드 이후)
시승하면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달렸어요. 곡목은 "Let it Go". ^^

버메스터처럼 묵직하진 않습니다. 뱅앤올룹슨 특유의 샤프한 느낌...
그러나 이런 레이싱 세단에서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장점.

 

여러분이 RS7에서 궁금해 하시는 건 오디오 성능이 아니겠죠? ㅎㅎ
자... 달려봅니다. 정지 상태에서 풀악셀! 오~ 슬쩍슬쩍 앞이 들립니다.
RR인 포르쉐 911에서 느껴지는 윌리 현상을, 콰트로 세단에서 만나다니! ㅋ
제원상 제로백은 3.9초로 E63 4매틱의 3.7초보다 느립니다.
그런데 체감은 RS7이 더 빨라요. 분명 그러합니다.
실제로 두 차량을 나란히 놓고 드래그 시합을 벌여보고 싶어요.

 

 


초반 스타트도 충분히 놀랍지만 RS7의 진정한 달리기 실력은
중속 이후 200, 250 너머의 초고속 영역에서 드러납니다.
560마력의 4.0리터 V8 직분사 트윈터보차저(TFSI) 엔진은
그야말로 거침없이, 무지막지하게, 2톤의 덩치를 밀어붙입니다.
(아우디의 다른 세단들과 달리 RS7은 리밋이 없습니다. 최고속도는 305km)

 

E63 4매틱은 물론, 그 전에 시승했던 M6보다도 더 빠른 것 같아요.
200은 발끝에 힘만 주면 순식간, 그 이상도 주춤거림 없이 쭉쭉 올라갑니다.
아마도 가장 빨리 300km대에 도달할 수 있는 세단일 겁니다.
아니... 어쩌면 슈퍼카들을 통틀어도 이 정도 빠른 차는 드물 거예요.
991 카레라 S보다도 빠르고, 991 터보급이라 생각됩니다.
진심 미쳤어요. 아우디. 이런 세단을 만들다니! -.-

 

게다가 아우디만의 기계식 4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가 장착되어
어지간한 속도의 코너링에서도 불안해 하지 않고 몰아붙일 수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4매틱과는 달라요. 더 끈적하고 묵직합니다.
하지만 답답한 느낌은 없어요. 워낙 엔진이 강력하기 때문에.
폭풍처럼 달려나가지만 충분히 컨트롤되고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275/30/21인치의 타이어도 드라이빙 퍼포먼스의 한몫을 담당하고요.

 

 


제동 성능 역시 넘치고도 남습니다.
전륜에는 6피스톤 세라믹 디스크 브레이크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일반 스틸 브레이크보다 가벼워 연비도 높게 하고 내구성도 뛰어나지요.
초고속에선 워낙 차체가 길다보니(5미터가 넘습니다) 풀브레이킹 하면
살짝살짝 뒤가 흔들리는 느낌도 있지만 제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 그룹의 자랑인
더블 클러치 미션 대신 8단 팁트로닉 다이나믹 시프트를 넣어뒀어요.
하지만 이 역시 퍼포먼스에는 지장을 미치지 않습니다.
이 차는 퓨어 스포츠카가 아닌 초고성능 세단이니까요.

 

아... 유일한 아쉬움이 있네요. 사운드. ^^
엔진 사운드는 e92 M3의 자연흡기 8기통 엔진이 맹렬하게 회전하며
들려주는 그 황홀한 고주파 소리와는 거리가 멉니다.
배기 사운드는 63 AMG의 웅장한 맛에는 좀 떨어지고요.


가속 페달을 슬쩍 놓기만 해도 빠바바박~ 백 블로우도 터지고
5천 이상의 고RPM에선 배기 사운드도 분명 강력해지지만
와라라랑~이 아닌 따다다당~ 조금은 촐싹거리는 질감입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

 

 


자... 요약해보죠.

 

아우디의 브랜드 슬로건인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
고성능 세단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독일 3사의 초고성능 세단 중 성능만으로 따지면 단연 최강입니다.
실내의 고급감, 오디오 시스템, 콰트로의 안정성 등도 압도적이고요.
반면 다이내믹 시트와 AMG 사운드에선 열세, M의 브랜드 밸류와도 열세.

 

두 가지 사소(?)한 단점을 눈감으실 수 있다면
퍼포먼스와 편의에 있어서는 결단코 최선의 선택!
"Real Super Sedan" The New Audi RS7입니다.

 

 

 






 

 

 


P.S.

 

RS7을 시승하고 돌아오니 아우디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R8 V10 플러스 시승차가 잠깐 청담전시장에 와 있네요.
그래서 또 바로 시승했습니다. :)

 

예전에 R8 V10 스파이더(http://gilnoodle.blog.me/123108424)와
R8 GT 스파이더(http://gilnoodle.blog.me/174667597) 시승기를 올렸었죠.
간단하게만 말씀드리면, 플러스는 확실히 더 가볍고 날렵해졌습니다.
차체와 GT 휠, 브레이크 시스템의 감량 그리고 듀얼 클러치 미션의 영향.

 

하지만 입가에 웃음이 지어진 것은 이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RS7처럼 초고속으로 달리지 않더라도, 60~100 사이로 시내를 달리기만 해도
퓨어 스포츠카 특유의 낮은 중심과 도로의 정보를 읽고 가는 주행 느낌으로
스티어링 휠을 붙잡고 있는 내내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고성능 세단과 스포츠카의 차이점을 극명히 느꼈다고나 할까요? ^^

 






 

 

Posted by Jennevan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Jennevan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