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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골프 GTI는 많은 수식어가 있다. 핫 해치, 서민의 포르쉐, 아우토반의 혁명 등 다양하다. 1세대 골프가 출시된 1976년 당시, 개발비용이 많이 든다며 5,000대만 한정 생산될 예정이었던 골프 GTI는 지난 38년간 핫 해치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다른 모델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동력성능과 예상치 못한 가속력, 그리고 해치백 차체 디자인에서 뿜어 나오는 독특한 아우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현재는 폴크스바겐 골프의 고성능 이미지를 한층 더 배가 시키며 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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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백 시장에서 골프 GTI가 갖는 의미는 크다. 실용도가 높은 해치백이면서 포르쉐 부럽지 않은 고성능 퍼포먼스, 그리고 높은 가성비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골프 GTI에 추가되는 많은 별명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전륜구동 방식을 쓰는 터보차져 자동차에 그다지 흥미가 없는 사람도 폴크스바겐 골프 GTI에는 관심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무르익을 만큼 무르익은 7세대 골프 GTI를 시승했다.

독일 아우토반에서 다듬은 내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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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골프 GTI의 과격함을 젠틀한 이미지로 쇄신은 7세대 골프 GTI는 여전히 고성능을 표현하기 위한 요소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프론트 그릴과 헤드램프를 가로지르는 붉은 색 띄는 GTD 앰블럼과 더불어 매력만점 핫 해치의 화룡점정이다. 불곰의 발톱같은 범퍼와 안개등의 어우러짐, 노멀 골프보다 15mm 낮은 서스펜션은 공격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골프를 한층 더 꾸며주고 있다. 기본기에 화끈한 성능이 바로 골프 GTI를 가장 짧게 표현하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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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하게 고성능임을 암시하는 곳곳의 요소들도 가득하다. 육각 라디에이터 그릴과 GTI 로고는 ‘스포츠 해치’의 느낌을 한껏 살려준다. 또 6세대 GTI 리볼버 휠을 재해석 해 샤프하게 변한 18인치 ‘오스틴(Austin) 5 스포크 알로이 휠’과 그 사이로 도드라진 붉은색 캘리퍼는 차의 성격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디테일적인 요소가 더욱 강조된 LED 테일 라이트와 검은색의 디퓨저, 그 디퓨저 양옆으로 분리된 듀얼 머플러 또한 GTI만의 스포티한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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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골프 GTI의 전장×전폭×전고는 4,255mm×1,800mm×1,450mm, 실내공간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는 2,640mm다. 6세대 골프 GTI(4,200mm×1,785mm×1,480mm / 2,578mm)에 견주어 커지고 넓어졌으며,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휠베이스는 62mm 늘었다. 그리고 시각적으로 안정감이 넘친다. 커진 차체는 거주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면서도 MQB 플랫폼은 높은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경량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대량생산 브랜드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를 얌체같이 노려서 효율화를 노린 점은 폴크스바겐의 미래지향적인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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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뼈대가 되는 플랫폼은 폴크스바겐 그룹 차세대 생산전략인 MQB(modularen Querbaukasten, Modular Transverse Matrix) 플랫폼이 적용됐다. 이 플랫폼은 아우디 A3에도 적용된 플랫폼으로, 경량화 설계로 인해 차체 무게가 6세대 골프 GTI 대비 약 55kg 가벼워졌다. 플랫폼을 통일하는 것은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의 추세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불량률도 낮추는 한편 자동차의 모델을 더욱 더 다양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은 MQB로 폴로부터 CC까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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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디자인은 앞서 언급한 외관 디자인과 통일감을 이룬다. 검은색 가죽과 붉은 실선으로 멋을 낸 스포츠 시트, 스티어링 휠, 기어 부츠 등이 실내를 더욱 스포티하게 만든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D컷 스티어링 휠이다. 차량의 성격을 가장 확실히 보여주는 요소다. 하단 스포크 밑으로 새겨진 GTI로고가 인상적이다. 도어를 열 때도 일루미네이티드 도어 스카프 플레이트가 고급감을 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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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에 위치한 8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차량에 대한 각종 정보 및 내비게이션, 그리고 전화 및 음악 등을 조작할 수 있다. 그래픽 디자인이 우수하고 폰트가 큼지막해 가독성이 훌륭하다. 계기판은 두 개의 큰 게이지가 양옆에 배치되어있고, 그 사이로 LCD 모니터가 마련됐다. 운전자는 이 모니터를 통해 연료 소모량, 주행가능거리 및 내비게이션 안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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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은 해치백인 것을 고려하면 그리 답답한 넓이는 아니다. 특히 구형보다 더욱 편안한 시트 포지션을 얻을 수 있는데, 이는 55mm 길어진 전장의 영향이 크다. 트렁크 용량을 380ℓ로 넉넉하진 않지만 부족하지 않다. 다만 이 트렁크 용량에는 스페어 타이어 공간을 포함하지 않았다.

골프 GTI의 파워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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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GTI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211마력, 1,450~4,000rpm에서 최대토크 37.7kg.m의 힘을 발휘하는 4기통 직분사 터보차저 방식을 쓰는 2.0ℓ TSI엔진이 탑재되었다. 이 엔진은 폴크스바겐의 6단 DSG 자동 변속기와 조합한다. 시속 0km에서부터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8초며, 최고 속도는 210km다.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1,450rpm부터 4,000rpm까지의 구간에는 롤러코스터 같은 짜릿함이 느껴진다. 사실 국민차라는 뜻의 폴크스바겐의 소형 해치백을 바탕으로 해서 이정도의 출력과 짜릿함을 줄 수 있는 차가 과연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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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간 급정거와 급출발을 오가는 과격한 주행에도, 그리고 주택밀집 지역에서 조용하게 움직이는 요구에도 골프 GTI는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줬다.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리터당 11.5km로 기재되어 있지만 실제는 이보다 2km 가까이 더 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53g/km로 유로 6 기준을 만족하며, 환경부에서 인증한 저공해자동차 3종에 인증되었다. 이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및 환승주차장, 인천공항 주차장, 남산 터널 혼잡통행료 50% 할인 등의 혜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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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GTI가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동급 세그먼트에서 보기 드문 압도적인 퍼포먼스 때문이다. 엑셀레이터를 깊숙이 밟으면 차체를 밀어붙이는 파워에 놀라게 된다. 전륜구동방식을 채택해 직진에서 더 안정적이며 차체의 미끄러짐이 후륜구동방식에 비해 적은 편이다. 후륜구동에 대해 좀 더 스포티한 점수를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폴크스바겐 골프 GTI를 타는 내내 아쉬운 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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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의 D 모드와 S 모드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 준다. D 모드는 최대한 저 rpm을 사용해 변속이 이루어지지만, S 모드는 반대로 고 rpm을 사용해 우렁찬 엔진음과 초반 가속력을 선사한다. 주행모드는 에코(Eco), 스포츠(Sports), 노멀(Normal), 인디비주얼(Individual)까지 총 4가지를 지원한다. 주행모드 마다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모드별로 다른 차를 주행하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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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스티어링 휠은 높은 속도에도 차량의 자세를 잘 유지한다. 7세대 골프 GTI엔 민첩한 핸들링을 제공하는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Progressive Steering)이 탑재되어 있다. 이는 6세대 골프 GTI의 스티어링 휠 회전반경을 약 22% 줄여 약간의 조향만으로 정교한 핸들링을 보인다. 참고로 유턴과 주차 시 짧은 회전반경에 인해 힘들이지 않고 손쉽게 차량을 움직일 수 있다.

코너링 시엔 XDS+(전자식 디퍼렌셜 록) 시스템이 작동한다. 덕분에 코너 시 발생할 수 있는 언더스티어 현상을 적절히 잡아주며 도로를 빠르게 빠져나간다. 코너링 시 차체가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면 차체의 진동이 한편에서 더 확실히 전달된다. 구동력이 코너링 안과 밖에서 다르게 전해지는 것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줄 끝에 무게가 있는 추를 매달아 잡고 돌리듯이 코너를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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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GTI가 가진 전통과 디자인 그리고 매커니즘은 수요가 적은 이 세그먼트에 이처럼 강력한 모델도 존재할 수 있다는 하나의 선례를 남기는 일이다. 그리고 이것은 골프의 흥행력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에 다른 메이커에서도 이런 시도를 하지만 골프 GTI처럼 오래동안 확고하게 유지한 적은 없다.

차에 대해 관심없는 사람들도 골프 GTI를 보면 ‘그냥 골프는 아닌가봐?’라고 묻는다. 그리고 그런 기대에 놀라운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것, 그것이 바로 폴크스바겐 골프 GTI의 내공이다.

 

Posted by Jennevan

3세대 CTS가 국내에 들어왔다. 몸집을 살짝 키웠으면서도 무게는 오히려 더 가볍다. 라이벌보다 부족한 실내공간이 아쉽지만, CTS 사상 처음으로 쓰인 2.0L 터보 엔진은 힘과 효율 모두 기대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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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처음 등장한 1세대 CTS는 대놓고 독일 프리미엄 메이커들을 겨냥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했다. 미국적인 껍데기에 유럽차의 주행성을 어설프게 흉내낸 티가 팍팍 났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2세대에서는 조금 나아졌지만 디자인 빼고 자기 색깔이 없는 후발주자의 한계는 여전했다.

그리고 지난해 뉴욕오토쇼를 통해 정식 데뷔한 3세대 CTS가 지금 내 눈앞에 있다. 예술과 기술의 하모니를 주장하는 캐딜락의 디자인 언어는 여전히 카리스마 넘치지만 1세대의 등장 때에 비하면 그 충격은 덜하다. 시각적으로 익숙해진 탓도 있지만 조금 더 대중적인 양념을 가미했기 때문이다. 극소수의 개성파를 노리고 있지 않은 이상 현명한 선택이다. 덩치도 살짝 키웠다. 길이가 4,965mm로 120mm나 길어졌고 너비와 높이는 30mm와 5mm 줄었다. 휠베이스는 2,910mm로 2,880mm의 구형보다 30mm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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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모습은 강한 보닛 주름으로 중심을 잡고 그릴의 윤곽을 또렷이 하면서 크롬의 가로 바를 강조했다. 헤드램프는 밑동을 살짝 도려냈고 유행에 맞춰 LED 주간주행등을 세로로 길게 늘이며 캐딜락만의 얼굴을 만들었다. 같은 곳에서 손잡고 성형받은 것마냥 비슷한 디자인이 많은 현실에서 CTS 디자인은 개성이란 단어가 어울릴 만큼 존재감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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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형태의 LED가 앞모습의 디자인 포인트라면 헤드램프를 스치면서 숄더 라인을 지나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역동적인 라인은 옆모습의 백미. 한 시대를 풍미했던 캐딜락 클래식 쿠페의 느낌이 묻어나 자연스레 향수를 자극한다. 도어 아래쪽의 캐릭터 라인도 이전보다 명확해졌다. 그러나 시승차의 17인치 휠의 디자인은 보디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옆에서 보니 늘어난 보디의 상당부분을 리어 오버행으로 흘려보냈다. 세로를 강조한 테일램프 역시 캐딜락답다. 트렁크 끝에 스포일러를 붙여 고속에서 보디를 흐르는 공기의 흐름을 다독이도록 했고 범퍼 아래 양쪽 깊숙이 테일파이프를 꽂아 넣었다.

기대 이상의 감성품질

구형에 비해 한 단계 높은 감성품질의 실내. 리얼카본과 알칸타라 그리고 고급 가죽으로 뒤덮었다

변화의 폭은 실내에서 더 크게 느껴진다. 듀얼 콕핏 스타일의 기본 틀은 유지했지만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하늘과 땅’ 차이다. ‘스스륵’ 밀려 올라오던 모니터를 송풍구 아래쪽으로 내려 품었고 그 아래에 오디오 볼륨과 공조기 스위치를 차례로 배열했다. 스위치를 감싸고 있는 작은 장식이 범퍼의 디자인을 닮았다.

모니터 양 옆으로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과 자동주차 시스템 스위치가 있다. 햅틱 기술을 써 스위치에 손가락을 댈 때마다 약한 진동을 주는 것이 재미있다. 공조스위치 패널의 아랫부분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자동으로 입을 벌리며 숨겨진 공간을 내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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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말리부와 올란도 등에서도 비슷한 형태를 볼 수 있는데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그 동작이 훨씬 깔끔하고 세련되었다.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의 감성품질도 나무랄 데 없다. 카본과 알칸타라로 포인트를 주는 한편 눈으로 보이는 대부분을 가죽으로 씌웠다. 라이벌로 꼽는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보다도 고급스러워 그동안 미국차에 가졌던 편견을 단번에 날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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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에 따라 디자인을 달리한 풀 디지털 계기판. 왼쪽부터 성능, 밸런스, 단순 모드다

센터터널의 가운데 자리를 차지했던 기어레버를 왼쪽으로 밀면서 오른쪽에 컵홀더를 마련한 점도 반가운 변화다. 레버 뒤에 있는 것보다 음료수를 집을 때 오른쪽 팔의 움직임이 한결 자연스러워졌을 뿐만 아니라 원터치로 살짝 건드리면 덮개가 스스로 움직이며 깔끔하게 제 역할을 한다.

스티어링 휠 너머의 계기판은 12.3인치 LCD 모니터로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준다. 한글 폰트의 완성도가 부족하지만 취향에 따라 단순, 성능, 밸런스 등의 테마를 선택해 계기판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몇몇은 자동차가 점점 전자제품화되어 가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자동차와 IT 기술의 접목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일부에 국한되긴 하지만 음성인식 기능도 쓸 만하다. 한국어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인식률도 만족스럽다. 음성명령을 내릴 때에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할 때보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듯 말하는 경우의 인식률이 더 높았다. 조금 더 욕심내 내비게이션 조작까지 연동되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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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할 게 많은 앞좌석에 비해 뒤쪽은 다소 실망스럽다. 감성품질은 여전히 좋고 착좌감도 만족스럽지만 ‘120mm나 늘인 차체로 얻은 혜택이 뭘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차급에 비해 공간이 넉넉지 않다. 무릎과 앞좌석 사이도 그렇거니와 머리 위의 공간도 불만이다. 네바퀴굴림 모델의 추진축을 고려한 설계 때문에 불쑥 솟은 센터터널도 눈에 거슬린다. 385L에서 388L로 조금 늘었지만 트렁크 역시 E클래스(540L)와 5시리즈(500L) 등 라이벌에 비하면 열세다.

다운사이징으로 얻은 매력

안정감을 주는 시트에 몸을 던지고 도어 패널의 작은 스위치를 작동시키자 좌우 볼스터가 부풀어 오르며 야무지게 몸을 죈다. 이어서 스티어링 휠의 오른쪽 셀렉 스위치로 계기판의 테마를 ‘성능’으로 설정하니 스포츠카에 탄 기분이다. 알루미늄 페달도 경사를 이루며 깊숙이 박혔다. 그렇다. 이 차는 펑퍼짐한 하체에 한없이 여유로운 스티어링의 구닥다리 캐딜락이 아니다.

버튼을 눌러 깨운 엔진의 아이들링은 정숙하지만 가속 페달에 따라 스포티한 사운드를 낸다. 배기량을 줄이고 실린더 두 개를 날렸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엔진으로 들이치는 공기량에 따라 최상의 비율로 연료를 실린더에 직접 뿜는 직분사 시스템과 저회전부터 힘을 보태는 똑똑한 트윈 스크롤 터보를 붙여 파워를 양보하지 않은 채 연료소모량를 줄였으니 말이다. 직분사와 터보의 결합이 점점 더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해 메이커들이 내놓을 수 있는 해법의 정석처럼 굳어진 상황에서, 캐딜락이 이를 CTS에 처음 도입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트윈 스크롤 터보와 직분사를 결합해 최고출력 276마력을 낸다

최고출력 276마력, 최대토크 40.7kg·m를 내는 다운사이징 엔진의 파트너는 6단 자동변속기.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V6 모델에 8단 기어가 물리는 것을 생각하면 ‘6’이란 숫자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주행 중에 이러한 아쉬움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변속레버 뒤의 ‘MODE’ 스위치를 눌러 주행감을 바꿀 수 있는데, 예의 ‘투어 모드’를 고르니 변속충격이 줄고 효율을 극대화하도록 엔진과 스티어링 그리고 에어컨 등을 추스른다.

반면 ‘스포츠 모드’에선 직결감이 상당하다. 회전계 바늘을 한 박자 빨리 올려놓고 기어를 넣으며 리드미컬하게 움직인다. 급 코너를 맞아 제동(브렘보 시스템)과 동시에 다운 시프트를 시도하면 생각보다 강하게 엔진 브레이크가 걸린다. 모두 스포티한 감성을 자극하는 세팅이다.

계기판의 레드존이 6,500rpm이지만 리미트는 7,000rpm에서 걸린다. 세단의 터보 엔진치곤 꽤 만족스런 회전이다. 2단으로 시속 100km를 살짝 넘어서고 최고속은 시속 220km를 조금 넘는다. 이때에도 엔진은 여력이 있다. 기어만 손보면 그 이상의 속도도 얼마든지 가능할 태세다. 고속에서의 안정성도 나무랄 데 없어 팔뚝에 힘줄을 보이며 핸들을 잡을 필요가 없다. 스피커를 통해 반대 주파수를 내어 소음을 줄이는 보스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 덕분인지 이전보다 주행소음도 상당히 줄었다.

ZF에서 공급받은 전동식 스티어링 휠은 속도에 따라서 적당한 무게를 줄 뿐만 아니라 이질감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 링크 타입의 서스펜션은 상황에 맞춰 능동적으로 댐핑값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 AWD 모델에만 달렸다) 없이도 훌륭한 동작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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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의 다운사이징과 알루미늄&스틸 구조의 차체 경량화로 몸무게를 덜어낸 CTS의 움직임은 시종일관 경쾌했다. 복합연비도 10.0km/L로 2세대 3.0L(8.6km/L)보다 향상되었다. 실제 운행 중 고속도로에선 15km/L까지 오르고 시내 주행 때에는 8km/L 언저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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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CTS는 D와 E세그먼트 사이에 어중간하게 걸쳤던 전작과 달리 확실하게 프리미엄 E세그먼트로 체급을 올렸다. 덩치뿐만 아니라 감성품질과 달리기 성능도 이 체급의 독일 라이벌의 뒤를 쫓는 신세에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때문에 불만을 토로할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 600만~800만원 정도 저렴한 값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넉넉지 않은 실내와 트렁크, 보급형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등이 시승 노트의 목록을 채운 얼마 되지 않은 단점들이었다.

박영문 차장(spyms@carlife.net)
사진
최진호(sajinboda@naver.com)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Posted by Jenne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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